저와 남편이 굉장히 독립적인 편이에요. 남편은 오랜 시간 싱가포르에 머물렀고, 저는 뉴욕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원에 다니며 일을 했던 터라 장거리 연애를 오래 했는데요. 통화를 매일 하는 편도 아니고 자주 만나지도 않아서, 만난 시간보다 서로 일한 시간이 더 길어요. 결혼 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죠. 둘 다 개성이 강하고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서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당시 남편이 다니던 IT회사를 그만두고 맥주 제조 사업에 자리를 잡던 시기라 남편이 일하는 낮 동안 제가 아이를 돌보고, 남편이 퇴근 하여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 저는 휴식을 취하면서 조금씩 조화를 이뤄나갔어요. 부모님이 꾸린 가족에 속해 살다가 제 가족을 꾸리는 과정이 굉장히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어쩌면 지금도 맞추는 과정이겠지만, 가족이라는 개념이 서다 보니 인테리어도 혼자가 아닌 가족이 함께 머무는 걸 고려하여 따뜻한 느낌으로 구상했어요. 해이가 어느덧 여섯 살이에요. 어릴 땐 제가 하자는 대로 일방적으로 따라왔다면 이젠 자기 주관이 생겨서 같이 하고 싶은 걸 협의해요. 해이가 저에게 미친 영향이 정말 커서 전과는 전혀 다르게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