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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이명주

사진  박잎새

하나의 바람이 지나간 듯 엇비슷한 모양의 집들만 둘러보다 잎새 씨를 발견했다. 무심한 듯 쌓아둔 책들과 알록달록한 패턴 패브릭, 사진마다 삐죽 튀어 나온 초록 잎사귀들은 네모난 사진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내로라하는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일하며 쌓아온 자신의 취향을 옮겨 놓은 집.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건 공간과 집을 대하는 그녀의 뚜렷한 가치관이다.

가장 중요한 건 머무는 사람
박잎새 | 주부

반가워요. 먼저 소개를 듣고 싶어요.

저는 박잎새라고 해요. 우리 가족은 어디서나 책만 있으면 행복한 루와, 퍼즐 천재 루이, 낚시로 무늬오징어 백 마리를 잡는 게 목표인 남편 김진종, 이렇게 네 식구예요. 일산에 거주한 지는 벌써 20년이 넘었어요. 결혼 후에 아이를 낳으면서 풍부한 인프라와 학군, 깨끗한 공원과 키가 큰 나무들을 가진 이곳이 더욱 좋아졌어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 1층이라고요.

맞아요. 땅의 한기가 올라와서 늘 서늘하지만 층간 소음 걱정에서 해방되어 좋아요. 쨍쨍한 날씨와 풍경을 바로 눈앞에서 느낄 수도 있고요. 사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제가 원했던 부분이 아닌 고려해 본 적 없던 부분을 갖고 있는 집이죠. 하지만 이곳만의 장점에 집중하다 보니 ‘아, 우리 가족은 어디에 살던 행복하게 잘 살겠구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쌓아둔 책들, 바닥에 펼쳐놓은 패브릭들이 자유분방한 느낌을 줘요.

어떤 의도를 가지고 꾸몄다기보다 그냥 살다 보니 지금 모습이 되었어요. 책은 책장이 부족해서 쌓여 있고 곳곳에 놓인 각종 패브릭들은 아이들이 놀다가 던져놓은 거예요. 소파는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카페에서 얻어온 거라 조금 낡아서 베드스프레드를 덮어놓았어요. 좋은 인테리어는 공간에서 사람의 이야기가 먼저 보여야 하고, 그래야 다른 무엇과 비교될 수 없는 특별함을 가진다고 생각해요. 우리 가족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묻어나서 완성된 집이에요.

천장까지 자란 식물들도 눈에 띄어요.

아레카야자나무와 떡갈고무나무예요. 식물은 플랫한 공간에 플로우를 만들어줘요. 공간에 리듬이 생기는 거죠. 키 큰 화분에서 낮은 가구로 떨어지는 선, 흰 벽에서 초록으로 이어지는 색감. 네모반듯한 가구들 사이에서 잎사귀와 줄기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볼륨감과 패턴이 공간의 재미를 선사하죠. 매 순간 성장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지루하지도 않고요.

두 부부는 ZARA, ARKET 등 해외 패션·리빙 브랜드에서 10년 넘게 근무하셨죠. 가구나 오브제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무언가 직접 사보면서 취향을 찾는 게 중요해요. 다만 저에게 집은 평생 거주할 터전이 아니라서, 가구나 오브제를 고를 때는 현재 머무는 공간보다는 평생 함께할 사람인 가족과의 조화를 떠올리죠. 공간은 바뀌어도 사람은 바뀌지 않을 테니까요. 공간에 어울리지 않거나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그 기준에 맞으면 구매해요.

집을 바라보고 가꾸는 가치관이 뚜렷한 것 같아요.

저희 부부가 정말 좋아하는 책 중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연 2회 발행되는 《아파르타멘토Apartamento》 매거진이 있는데요. 그 매거진의 모토는 ‘진정한 삶을 위한 공간이란 데코레이팅이 아니라 삶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해요. 저희 생각과 완벽히 일치하죠. 공간을 보면 그 안의 사람이 궁금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집’을 생각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놀이터’같아요. 이곳으로 이사 오자마자 팬데믹이 시작되었어요.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집에 머물렀지만 크게 답답하거나 지루하지 않았죠. 거실에서 킥보드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피구도 하며 놀았거든요. 바깥 공기가 그리울 땐 거실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집 앞 작은 정원에서 흙 놀이도 즐겼고요. 이 집 덕분에 우리가 우리답게 지낼 수 있었어요.

1 무심코 걸어둔 드레스

드레스 볼륨이 망가질까 두려워 옷장 안에 못 넣고 있는 옷인데요.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오브제가 되더라고요. 드레스는 앤아더스토리즈에서 구매했어요.

2 전면 책장과 아이의 작품들

전면 책장에는 해외 도서들을 두었고 그 옆에 루와가 그린 작품들을 액자에 담아 툭 놓았어요. 책장은 모양과 사이즈를 정해서 주문 제작한 거예요.

3 대형 캔버스

화가이신 시어머님이 어느 날 대형 캔버스를 선물해 주셨어요. 아이들이 오며 가며 낙서를 하도록 집 한편에 두었죠. 캔버스의 빈틈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아이들의 낙서를 모으고 있어요.

4 자유롭게 쌓아둔 책들

여행이나 해외 출판사 홈페이지를 통해 틈틈이 모은 외국 서적들과 사진집이에요. 런던의 독립 출판사 ‘Hoxton Mini Press’와 베를린의 독립 출판사 ‘Gestalten’을 추천해요. 특히 Gestalten에는 인테리어, 리빙, 패션 등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는 책이 많고 아이를 위한 예쁜 그림책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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