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나오는 데 1년 정도 시간이 걸렸어요. 그사이 우진이에게 《방긋, 안녕!》은 너무 쉬운 책이 되어버렸고 아기 책에 흥미를 잃어버렸죠. 그래서 독자분들이 책을 즐겨 보고 있다는 아이 사진을 보내주시면 너무 기뻐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예상과 다르게 큰 감동을 받았다는 ‘어른’ 독자예요. 뜻하지 않은 책에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는 말로 시작하셨는데, 책을 보며 얼마 전 돌아가신 시어머니 생각이 나서 많이 우셨다고 했어요. 아기와 함께 사계절을 다 보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했던 이별인데, 책에 나오는 모든 존재들이 건네는 인사말이 어머님이 아이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느껴졌다고요. 살아생전에 유난히 꽃과 풀을 사랑하셨고 옹알이도 못 하던 아이에게 늘 노래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해요. 눈사람들이 녹아내리는 이별의 안녕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고요. 다시 봄이 오고 방긋 웃으며 아이와 다시 만난 새싹 장면에서 그분이 위로를 받으셨을까요? 그 후기를 보고 책이란 독자에 의해 끝도 없이 확장되는 존재라는 걸 가슴 깊이 새기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