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엔 차고가 있는 집이 그려져 있어요. 하나하나 꺼내어 놓으니, 거실 한편은 아이만의 작은 공사 현장이 되었어요. 제겐 생소한 중장비들을 남편은 아이에게 이름을 하나씩 알려주더라고요. 설렘 가득한 목소리로 “이건 로드롤러, 크레인, 불도저, 레미콘이야.” 오히려 아빠가 더 신이 난 것 같았어요. 아이가 창가로 장난감을 가져가 하나씩 일렬로 세우니, 어느덧 근사한 도로가 되었어요.
아이는 큰 굴삭기를 영차 들어 올렸다가 내려놓기도 하고, 이리저리 밀며 움직여 보기도 했어요. 옆에서 아빠는 굴삭기로 물건을 퍼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며 벽돌 블록을 쌓아 올리기도 하고, 슬그머니 아이에게 다가가 공룡이라며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해요.
이제 막 잡고 일어서기 시작한 아이를 위해 소파 위에 장난감을 두었어요. 아이는 한참 동안 서서 바퀴를 굴리고 이리저리 매만지며 자신만의 탐색에 몰두했어요.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시간 속에서 놀이는 자연스럽게 깊어지고, 아이의 상상은 조용히, 그리고 자유롭게 자라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