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단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다. 일상적인 편안함을 가지고 풍족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는 장소이다.
–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집은 그 안에 머무는 가족이 행한, 일상의 여러 가지를 담고 있다. 가족은 생활방식에 맞게 집 안의 물건을 고르고, 각각의 사물마다 서로 다른 개성이 있어 목적에 따라 적절한 것을 찾으려 애쓴다. 아이들과 앉아 책을 읽는 소파, 이른 아침 햇볕을 막아주는 커튼, 각종 고지서를 정리하는 수납함 등 단순한 사물 하나로도 생활을 편안하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제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할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는 또 다른 시점을 구현해주기도 한다. 사람의 가까운 곳에서 사사로운 순간을 담고 추억을 기록하며 삶으로 스며들기에 그렇다.
‘자주’는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에서 익숙한 몸짓이 주는 아름다움에 주목했다
2000년 이마트 해운대 매장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자체 생활 브랜드인 ‘자연주의’로 첫발을 내디뎠다. 인간과 환경이라는 테마로 브랜드의 가치를 위해 제품에 로고를 넣는 대신,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사소한 용도의 사물에서 간결한 디자인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을 찾기가 더 힘들 때가 있다. 이는 자연주의의 구매자들이 ‘이 용도의 제품은 이렇게 단순한 디자인이면 되고, 딱 이 정도 가격이라 좋다’며 만족해하는 이유가 됐다.
리빙 브랜드로 초석을 다진 자연주의는 2012년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디자인을 강화한 자주JAJU로 리뉴얼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형 라이프스타일을 이끌게 된다. 자주는 집 안에 숨어있는 시간과 사람의 흔적에 주목하고 매일 마주치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려 노력한다. 작은 일상을 치밀하게 들여다본 제품에서 사용자의 삶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건 당연하다. 몸과 마음이 충족된 소비자들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제품의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고, 소통이 생산과 소비로 이어지는 주거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자주의 물건에는 유독 사람살이의 숨결이 느껴진다.